Monthly Archives: 4월 2004

거미원숭이

SpiderMonkey [spíder mònkey] 거미원숭이
1. ꃃ〖동물〗 영장목 거미원숭이류의 동물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 휘감는 꼬리가 있으며 코가 넓고 사지가 길어 마치 거미와 같다. 잡식성이며, 무리를 지어 사는데 멕시코 남부, 브라질 동남부의 열대 우림에 분포한다.

2. Mozilla 에 포함된 C언어로 된 자바스크립트 엔진 http://www.mozilla.org/js/spidermonkey/

3.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밤의 거미원숭이” 에 나오는 흉내내기를 잘하는 원숭이

——————-

VoiceXML 에서 사용하는 ECMA 스크립트 는 JavaScript 를 표준화 한것인데..
ECMA 해석기 구현을 위해 웹에서 찾은것이 모질라(넷스케이프 공개소스)에 포함된 SpiderMonkey 엔진

별놈의 이름이 다 있네 하고 생각하고는.. 그냥 별생각 없이 사용하다가..
혹시나 하구 웹에서 “거미원숭이” 를 검색해봤다.

웬걸.. 영한/한글 사전에도 위에 1번과 비스무리한 내용이 들어있구..

더 신기한건.. 하루키의 단편에도 관련내용이 있다는거지.. ㅎㅎ
머 특별한건 없지만.. 하루키란 작가 참.. 어디서 저런거를 들어서 적어놨는지..

아주 짧은 단편이라.. 웹에서도 볼수있어서 읽어봤는데.. 머 특별한건 아니다.. 다른단편들과 마찬가지로..

===================

밤의 거미원숭이   by 무라카미 하루키

한밤의 두 시. 내가 책상에서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데, 유리창을 억지로 열면서 거미원숭이가 들어왔다.

“야, 자넨 누구야?”
  내가 물었다.
“야, 자넨 누구야?”
  거미원숭이가 말했다.

“흉내 내는 게 아니야.”
  내가 말했다.
“흉내 내는 게 아니야.”
  라고 거미원숭이가 말했다.

“흉 내 내 는 게 아 니 라 고.”
  나도 흉내를 내서 말했다.
“흉 내 내 는 게 아 니 라 고.”
  거미원숭이도 고딕체로 흉내 내서 말했다.

정말 귀찮게 됐군, 나는 생각했다. 흉내 내기 전문가인 한밤의 거미원숭이에게 붙잡히면 끝이 없다. 어디론가 이 녀석을 내쫓지 않으면 안 된다. 나한테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일 아침까지 끝내야 할 일거리가 있다. 이런 짓을 언제까지고 계속하고 있을 수는 없다.

“헷뽀라 꾸라꾸라 시만가 도테무야, 그리니 가마수토 기미하루꼬, 빠꼬빠꼬.”
  나는 빠른 말투로 말했다.
“헷뽀라 꾸라꾸라 시만가 도테무야, 그리니 가마수토 기미하루꼬, 빠꼬빠꼬.”
  거미원숭이가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쪽도 입에서 나오는 대로 엉터리로 말했으니까, 거미원숭이가 정확히 흉내를 냈는지 어떤지 판단할 수는 없다. 의미 없는 행위이다.

“그만둬.”
“그 만 둬.”
  라고 거미원숭이가 말했다.

“틀렸어, 지금 것은 명조체로 말했다고.”
“틀렸어, 지금 것은 명주체로 말했다고.”

“글씨가 다르잖아.”
“굴씨가 다르잖아.”

나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말을 해도 거미원숭이한테는 안 통한다.

나는 더이상 아무 소리 안 하고 잠자코 일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내가 워드프로세서의 키를 누르자, 거미원숭이는 잠자코 복사 키를 눌렀다. 탕.

그만둬. 그만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