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시내에서 장어덮밥으로 유명한집은 보통 2군데를 꼽습니다.
- 우에노 공원에 있는 이즈에이 우메카와데이 ( 伊豆榮 梅川亭 )
- 아사쿠사 근교에 있는 우나테츠 (うな鉄 )
이즈에이 우메카와데이는 270년 전통의 장어집입니다. 일단 년수만 들어도 입이 벌어지지만, 가격도 그렇습니다. ㅡ.ㅡ;; 인당 3만원쯤 하죠. 이에 비해 우나테츠는 나고야식 장어덮밥인 히츠마부시전문점으로 3가지 방식으로 맛을 즐길수 있게 해주며, 약간 저렴합니다.
저흰 어디가서 먹을까 하다가 우나테츠로 결정했습니다. 우에노 공원 돌아다니다가 이즈에이 우메카와데이 앞에 가긴 했는데.. 앞에 전시된 모형이 이상하게 맛없어 보이길래 바로 발을 돌려서 그냥 아사쿠사에 있는 우나테츠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즈에이 우메카와데이 후기는 김중태님의 글을 참고하세요. 김중태님 후기를 보더라도 맛은 있었을거 같긴한데, 뭐 전 우나테츠로 결정한 것에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마지막 오는날 다시 한번 찾아갔을 정도니까요.
나고야식 히츠마부시 전문점 : 아사쿠사 우나테츠 ( うな鉄 )
우나테츠 – http://www.hitsumabushi.com/는 긴자선 아사쿠사역에서 좀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있습니다. 지도상으로 그리 찾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가게는 그리 크지않은 작은 건물에 1-2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일 11시 30분쯤 도착해서, 점심시간 바로 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 않네요. 2층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옆으로 보이는 2층에 작은 주방이 아담해 보이네요
자, 이제 메뉴를 봅니다. 어차피 뭘 먹을건가 결정하고 온거지만 뭐뭐가 있나 알아는 봐야죠 🙂
점심시간 인지라 점심특선 메뉴판이 보이네요. 저흰 그냥 히츠마부시 ( ひつまぶし ) 으로 결정했습니다. 2인분에 3980엔 이네요.
히츠마부시 ( ひつまぶし ) 는 나고야의 명물 음식으로, 따듯한 밥위에 장어구이를 잘게 썰어 올린 장어덮밥 입니다. 이 밥이 히츠(ひつ)라고 불리우는 나무그릇에 담겨 나오는것이구요. 마부시(まぶし)는 관서지방에서 장어밥을 부를때 마무시(まむし)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변해서 마부시(まぶし)가 되고 이게 히츠(ひつ)와 합쳐져서 히츠마부시 ( ひつまぶし ) 가 된것이라고 합니다. ( from Wikipedia )
이 히츠마부시는 먹는방법이 특이한데요, 먼저 히츠에 담긴 밥을 4등분 합니다. 이렇게 나눈후..
- 첫번째 등분은 장어와 밥만 기본형으로 먹습니다.
- 두번째 는 양념(와사비,파,김등 )을 장어와 밥위에 올려서 비벼먹습니다.
- 세번째는 오차나 육수등의 국물을 부어서 말아먹습니다.
- 마지막은 앞에 3개의 방법중 가장 맛있었던 방법으로 먹으면 됩니다.
한가지 음식으로 다양한 맛을 내는 방법이 아기자기 한거 좋아하는 일본사람들 풍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더군요.
기본 반찬으로 오이지,단무지와 생와사비, 밥을 덜어먹을 그릇, 그리고 파가 나왔네요.
생전처음으로 생와사비를 갈아봅니다. 이거 이렇게 갈아서 먹으니 정말 와사비 맛이 다르더군요. 우린 지금까지 무슨 와사비를 먹었던걸까요 ㅡ.ㅡa
자.. 장어와 밥이 가득담긴 밥통, 히츠(ひつ)가 나왔습니다.
안에는 장어가 빼곡히 들어차 있네요. 밑에 깔린 밥도 양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 이제 위에서 말했던 순서대로 밥을 먹어 봅니다.
첫째로 장어와 밥만 덜어서 한입 먹어봅니다… 캬! 부드럽게 씹히는 장어의 맛과 밥에까지 밴 양념맛의 어울림이 죽음입니다.
밥과 장어사이에 들어있는 김과 야채의 맛까지 더해져서, 정말 최고였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장어요리중에선 으뜸입니다.
두번째로 파와 와사비를 듬뿍 담아서 비벼 먹어봅니다. 칼칼한 파와 신선한 와사비의 맛이 장어덮밥의 맛을 또 다른방향으로 바꿔버리네요.
세번째로 국물을 부어서 먹어봅니다. 이 국물맛이 정말 끝내줍니다. 조그만 컵도 하나 주시는데, 이 국물만 그냥 마셔도 맛있더군요.
이 국물과 장어양념이 또 신기한 조화를 이루어 냅니다.
세가지 방법으로 먹고나니 히츠안에 밥은 이정도가 남았습니다. 양이 꽤 돼지만 손을 멈출수 없었습니다. 계속 먹게 되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3번>1번>2번의 순 이였고, 와이프는 1번>3번>2번 이였다고 하더군요. 개인차가 있긴 한가봅니다.
이번 여행에서 먹었던 전체 음식중 전날 먹었던 츠루톤탄의 우동과 1위 다툼을 할 정도였던 우나테츠의 장어덮밥-히츠마부시.
마지막날 도저히 그맛을 못잊어서 다시 한번 찾아갔습니다.
뭐 사실 마지막날은 거의다 우에노에서 케이세이선을 타고 공항에 가기때문에 거기서 아사쿠사는 4정거장밖에 안되는 지라 최선의 선택이긴 했습니다. 🙂
두번째로 간날은 히츠마부시 대신 일반 점심메뉴를 시켜봤습니다.
하루에 20개만 한다는 우나동(うなどん,うな丼) 입니다. 전 뭔가 맛이 특별해서 그런줄 알았는데, 가격이 저렴한것 이였나 보더군요 ㅡ.ㅡ;;;
역시나 일반 점심 메뉴가 대나무(たけ타케,竹), 소나무(まつ마츠,松) 로 나뉘는데, 맛이 다른게 아니고 양이 다른가 보네요.
전 마츠로 시켰습니다. 위의 사진에 나온 짠지,야채,국물은 원래 같이 나오는게 아니구요. 세트메뉴로 100엔을 추가해야 나오는 것입니다.
겨우 이거에 천원? 하는 생각이 들긴했는데, 국물맛 보고나서 생각이 바꼈습니다.
뭔가 오묘하게 생긴 건더기가 들어있는 국물(아마 장어알? 내장?으로 생각됩니다만.. )인데, 먹어보니 첫날 먹었던 그 국물하고는 묘하게 다릅니다.
아니 훨씬 더 맛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국물인지 알수가 없었는데, 이 국물을 히츠마부시 3단계처럼 오차즈케 해서 먹어보니 더욱 맛이 좋더군요.
단품메뉴보다는 히츠마부시가 훨씬 맛이 좋긴했습니다. 혹시 가신다면 꼭 히츠마부시를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날 다 먹어가는데, 한국인 모녀분이 들어오셨는데.. 메뉴판이 일본어라 뭘 드셔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시더군요. 그래서 슬쩍 히츠마부시를 드시라고 권해드렸네요 🙂
새로운 장어덮밥의 맛을 알게해준 아사쿠사의 나고야식 장어집 우나테츠였습니다. 나중엔 꼭 나고야가서 원조를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