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보관물: xguru

38층에서 즐기는 오코노미야키 – 에비스 치보 ( 千房 )

오사카식 우동집 츠루톤탄 에 이어 나고야식 장어덮밥집 우나테츠, 그리고 이젠 오사카가 원조인 오코노미야키( お好み焼き )집 치보 ( CHIBO , 千房 ) 까지.. 어째 이번 도쿄여행은 도쿄가 원조인 음식보다는 타지방이 원조인 음식점들이 도쿄에 차린 분점들을 돌아보게 되네요. 원조의 맛을 찾기 위해서는 본고장에 가야겠지만, 도쿄시내에서 이 모든걸 다 먹어볼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인듯 합니다.

치보 ( 千房 )http://www.chibo.com/ 는 오사카에서 시작한 오코노미야키 체인점으로 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동경에도 여러개가 있는것으로 아는데, 저희는 에비스 가든플레이스 타워 38층에 있는 치보 에비스 지점으로 갔습니다.

에비스 가든플레이스는 예전에 Yebisu 맥주공장이 있던 자리에 공장을 헐고 만든 곳으로 꽤나 이쁘게 만들어져 있어서 도쿄사람들도 종종 찾는곳입니다.

에비스 철도역의 영문명은 Ebisu 인데, 이것은 원래 Yebisu 맥주 공장이 있어서 Yebisu를 역명으로 사용하려고, 이걸 한자로 나타내다보니 恵比寿 가 되었고, 이걸 다시 영문화 하는과정에서 Ebisu 가 되어서 이게 역명으로 정착 되었답니다. 맥주이름은 Yebisu 인데, 지하철역은 Ebisu 가 된거죠 🙂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꽤 멋지죠. 저희가 간 날은 오리가미(종이접기) 무슨 행사한다고 사람들이 광장에 꽤 모여있었습니다.
에비스에 가면 꼭 들리는 코스로 에비스 맥주 박물관이 있습니다. 맥주공장 자리니까 당연한 명소인듯..
약 10 여분 정도 코스를 따라 다니면서, 일본 맥주의 역사에 대해 보실수 있습니다.

에비스 맥주 박물관 : 맥주 맛보기

박물관 구경이 끝나면 시식할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4가지 맛을 볼수 있는 이 세트가 가장 인기가 좋습니다. 근데 맛은 잘.. ^^;

에비스 가든플레이스 타워는 무료로 전망을 관람할수 있는 38,39층 전망대가 유명한데요. 치보는 여기 38층에 있는 식당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간날은 사람이 꽤 많아서 예약하지 않고서는 전망을 볼수있는 창가자리를 앉을수가 없더군요.

오코노미야키(お好み焼き)는 양배추,계란,밀가루,돼지고기,해산물등이 들어간 일본식 지짐으로 양면을 구운후, 가쓰오부시,오코노미야키소스,마요네즈 등을 뿌려서 먹습니다. 제가 간 날은 정신이 없어서 메뉴를 못찍었는데 꽤 여러종류의 오코노미야키 메뉴가 있습니다. 저희는 치보 모듬 오코노미야키돼지고기가 들어간 기본 야키소바 해서 2개의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원래는 자리에 와서 직접 구워서 주는(직접 굽는?) 방식인가 본데, 점원이 안에서 만들어서 나와도 되냐고 묻길래 그러라고 했습니다. 사실 처음먹는데 저희가 직접 손을 대긴 좀 어려울꺼 같더군요. 일본을 출장겸해서 몇번 갔었는데 제대로된 오코노미야키는 처음 먹어보는거였습니다. (이자카야 같은데서 안주로 나오는거 말구요. 전문점에선 처음이라는겁니다. )

오코노미야키

마요네즈는 안뿌려져 있는채로 나오는데, 점원이 멋드러지게 멀리서 주루룩 쏴서 위처럼 채워주더군요.

가츠오부시 올린 오코노미야키

그 위에 가츠오부시를 얹으니 꽤 그럴듯한 오코노미야키가 되더군요. 정말 맛있었습니다. 술집에서 안주로 먹던 그런 것과는 확실히 비교가 되네요.

야키소바

야키소바도 아주 맘에 들더군요. 양념도 잘 배여있고, 너무 달지도 않고 해서요.

야키소바와 오코노미야키

같은 철판위에서 오코노미야키와 야키소바 커플샷!

Yebisu 생맥주치보 특제 Tea

그리고, 예비스 생맥주 한잔치보 특제 Tea를 시켰는데요. 여기서 시킨 생맥주가 어째 맥주박물관의 것보다 더 맛있더군요. 치보 특제 Tea 는 정말 예상외로 맛있었습니다. 우롱차에 탄산수를 넣고 레몬을 넣은듯한데, 정확하게 재료를 분간 못하겠네요.

도쿄에서 제대로된 오코노미야키 맛을 보시고 싶다면 한번 찾아가 볼만한 오코노미야키집 치보 였습니다.

3가지맛으로 즐기는 장어덮밥 – 아사쿠사 우나테츠 ( うな鉄 )

도쿄시내에서 장어덮밥으로 유명한집은 보통 2군데를 꼽습니다.

  • 우에노 공원에 있는 이즈에이 우메카와데이 ( 伊豆榮 梅川亭 )
  • 아사쿠사 근교에 있는 우나테츠 (うな鉄 )

이즈에이 우메카와데이는 270년 전통의 장어집입니다. 일단 년수만 들어도 입이 벌어지지만, 가격도 그렇습니다. ㅡ.ㅡ;; 인당 3만원쯤 하죠. 이에 비해 우나테츠는 나고야식 장어덮밥인 히츠마부시전문점으로 3가지 방식으로 맛을 즐길수 있게 해주며, 약간 저렴합니다.

저흰 어디가서 먹을까 하다가 우나테츠로 결정했습니다. 우에노 공원 돌아다니다가 이즈에이 우메카와데이 앞에 가긴 했는데.. 앞에 전시된 모형이 이상하게 맛없어 보이길래 바로 발을 돌려서 그냥 아사쿠사에 있는 우나테츠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즈에이 우메카와데이 후기는 김중태님의 글을 참고하세요. 김중태님 후기를 보더라도 맛은 있었을거 같긴한데, 뭐 전 우나테츠로 결정한 것에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마지막 오는날 다시 한번 찾아갔을 정도니까요.

나고야식 히츠마부시 전문점 : 아사쿠사 우나테츠 ( うな鉄 )

우나테츠 – http://www.hitsumabushi.com/는 긴자선 아사쿠사역에서 좀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있습니다. 지도상으로 그리 찾기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우나테츠 위치

가게는 그리 크지않은 작은 건물에 1-2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나테츠 건물

평일 11시 30분쯤 도착해서, 점심시간 바로 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 않네요. 2층에 올라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옆으로 보이는 2층에 작은 주방이 아담해 보이네요

우나테츠 2층의 주방

자, 이제 메뉴를 봅니다. 어차피 뭘 먹을건가 결정하고 온거지만 뭐뭐가 있나 알아는 봐야죠 🙂

우나테츠 메뉴판

점심시간 인지라 점심특선 메뉴판이 보이네요. 저흰 그냥 히츠마부시 ( ひつまぶし ) 으로 결정했습니다. 2인분에 3980엔 이네요.

히츠마부시 ( ひつまぶし ) 는 나고야의 명물 음식으로, 따듯한 밥위에 장어구이를 잘게 썰어 올린 장어덮밥 입니다. 이 밥이 히츠(ひつ)라고 불리우는 나무그릇에 담겨 나오는것이구요. 마부시(まぶし)는 관서지방에서 장어밥을 부를때 마무시(まむし)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변해서 마부시(まぶし)가 되고 이게 히츠(ひつ)와 합쳐져서 히츠마부시 ( ひつまぶし ) 가 된것이라고 합니다. ( from Wikipedia )

히츠마부시는 먹는방법이 특이한데요, 먼저 히츠에 담긴 밥을 4등분 합니다. 이렇게 나눈후..

  1. 첫번째 등분은 장어와 밥만 기본형으로 먹습니다.
  2. 두번째 는 양념(와사비,파,김등 )을 장어와 밥위에 올려서 비벼먹습니다.
  3. 세번째는 오차나 육수등의 국물을 부어서 말아먹습니다.
  4. 마지막은 앞에 3개의 방법중 가장 맛있었던 방법으로 먹으면 됩니다.

한가지 음식으로 다양한 맛을 내는 방법이 아기자기 한거 좋아하는 일본사람들 풍이구나 하고 느끼게 되더군요.

기본 상차림

기본 반찬으로 오이지,단무지와 생와사비, 밥을 덜어먹을 그릇, 그리고 파가 나왔네요.

와사비 갈기

생전처음으로 생와사비를 갈아봅니다. 이거 이렇게 갈아서 먹으니 정말 와사비 맛이 다르더군요. 우린 지금까지 무슨 와사비를 먹었던걸까요 ㅡ.ㅡa

히츠

자.. 장어와 밥이 가득담긴 밥통, 히츠(ひつ)가 나왔습니다.

히츠마부시

안에는 장어가 빼곡히 들어차 있네요. 밑에 깔린 밥도 양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 이제 위에서 말했던 순서대로 밥을 먹어 봅니다.

장어와 밥만 먹기

첫째로 장어와 밥만 덜어서 한입 먹어봅니다… 캬! 부드럽게 씹히는 장어의 맛과 밥에까지 밴 양념맛의 어울림이 죽음입니다.
밥과 장어사이에 들어있는 김과 야채의 맛까지 더해져서, 정말 최고였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장어요리중에선 으뜸입니다.

파와 와사비를 올려서 먹기

두번째로 파와 와사비를 듬뿍 담아서 비벼 먹어봅니다. 칼칼한 파와 신선한 와사비의 맛이 장어덮밥의 맛을 또 다른방향으로 바꿔버리네요.

국물을 부어서 먹기

세번째로 국물을 부어서 먹어봅니다. 이 국물맛이 정말 끝내줍니다. 조그만 컵도 하나 주시는데, 이 국물만 그냥 마셔도 맛있더군요.
이 국물과 장어양념이 또 신기한 조화를 이루어 냅니다.

밥이 이만큼

세가지 방법으로 먹고나니 히츠안에 밥은 이정도가 남았습니다. 양이 꽤 돼지만 손을 멈출수 없었습니다. 계속 먹게 되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3번>1번>2번의 순 이였고, 와이프는 1번>3번>2번 이였다고 하더군요. 개인차가 있긴 한가봅니다.

이번 여행에서 먹었던 전체 음식중 전날 먹었던 츠루톤탄의 우동과 1위 다툼을 할 정도였던 우나테츠의 장어덮밥-히츠마부시.
마지막날 도저히 그맛을 못잊어서 다시 한번 찾아갔습니다.
뭐 사실 마지막날은 거의다 우에노에서 케이세이선을 타고 공항에 가기때문에 거기서 아사쿠사는 4정거장밖에 안되는 지라 최선의 선택이긴 했습니다. 🙂

두번째로 간날은 히츠마부시 대신 일반 점심메뉴를 시켜봤습니다.

우나동

하루에 20개만 한다는 우나동(うなどん,うな丼) 입니다. 전 뭔가 맛이 특별해서 그런줄 알았는데, 가격이 저렴한것 이였나 보더군요 ㅡ.ㅡ;;;

마츠

역시나 일반 점심 메뉴가 대나무(たけ타케,竹), 소나무(まつ마츠,松) 로 나뉘는데, 맛이 다른게 아니고 양이 다른가 보네요.
전 마츠로 시켰습니다. 위의 사진에 나온 짠지,야채,국물은 원래 같이 나오는게 아니구요. 세트메뉴로 100엔을 추가해야 나오는 것입니다.
겨우 이거에 천원? 하는 생각이 들긴했는데, 국물맛 보고나서 생각이 바꼈습니다.

국물

뭔가 오묘하게 생긴 건더기가 들어있는 국물(아마 장어알? 내장?으로 생각됩니다만.. )인데, 먹어보니 첫날 먹었던 그 국물하고는 묘하게 다릅니다.
아니 훨씬 더 맛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국물인지 알수가 없었는데, 이 국물을 히츠마부시 3단계처럼 오차즈케 해서 먹어보니 더욱 맛이 좋더군요.

단품메뉴보다는 히츠마부시가 훨씬 맛이 좋긴했습니다. 혹시 가신다면 꼭 히츠마부시를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날 다 먹어가는데, 한국인 모녀분이 들어오셨는데.. 메뉴판이 일본어라 뭘 드셔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시더군요. 그래서 슬쩍 히츠마부시를 드시라고 권해드렸네요 🙂

새로운 장어덮밥의 맛을 알게해준 아사쿠사의 나고야식 장어집 우나테츠였습니다. 나중엔 꼭 나고야가서 원조를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