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에 터치 디스플레이를 가진 애플 타블렛이 출시 될거라는 소문이 무성합니다.
(좌) Apple Tablet Patent Image from Engadget , (우) 태블릿 예상 이미지 from Gizmodo
일주일 전에는 뉴욕타임즈 편집인 빌 켈러가 “애플 태블릿” 에 대해 언급함으로서 이미 기정사실화 되는듯 합니다.
애플 태블릿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들을 정리해봅니다.
물론 저 개인의 허접한 예상일지도 모릅니다. ^^;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냐 하시지말고 그냥 재미삼아 들어주세요.
왜 애플은 태블릿을 필요로 할까 ?
현재 애플의 제품군은 우리가 사용하는 IT 기기 전반에 걸쳐 있습니다. 가장 작은 기기인 순수 MP3 ( iPod Shuffle ) 부터, PDA 와 게임기를 대체하기 시작한 iPod Touch ,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을 위협하는 iPhone 까지 우리가 일반적으로 들고다니는 작은 기기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image from Aiseesoft – “iPod Family” article
아이팟이 애플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면서 애플의 주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준건 사실이죠. 지금은 $188 정도이군요.
image from 구글검색
그리고 노트북은 초박형 노트북인 맥북에어부터, 저가형 맥북 , 그리고 맥북프로가 13/15/17인치 까지 다양하게 팔리고 있습니다.
애플의 미국내 PC 시장점유율은 9.4%정도입니다만, 애플의 저력은 컨퍼런스와 대학교에서 빛이 나죠.
Image from Flickr “Journalism students using macs apple” – 맥 아니면 왕따 ?
그리고, 가정용 데스크탑은 소형 맥미니 와 아이맥 , 맥프로가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아이맥 27인치는 디자인이 너무 좋아서 많이들 지르시더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기는 다 애플에서 나온 제품으로 커버가 됩니다. 단, 딱 하나 휴대용 e-Book 리더정도의 기기가 없죠. 들고다니기도 가능하면서, 화면이 조금 더 넓은 형태의 책보기등에 특화된 기기 말입니다. e북은 현재 Amazon Kindle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여기에 반스앤 노블의 Nook 가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듀얼화면 형식으로 출시가 될것이고, 국내에서는 아이리버의 스토리와 삼성의 파피루스, 그외에 교보나 인터파크등에서 자체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아이팟/아이폰으로도 책들 많이 보고는 있습니다만, 320×480 이라는 화면으로 보는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또한 Kindle 은 눈이 편한 e-Ink 기반이고, 애플 태블릿은 우리가 보던 LCD 기반이므로 정확한 비교가 되지는 않을것 같습니다만, 크기나 용도상으로는 얼추 맞게 됩니다. 물론 5/6인치 장비와 10인치 사이에는 괴리감이 좀 있긴 합니다. 하지만 뚜껑은 열려봐야 겠죠. 10인치가 아니고 7-8인치정도의 넷북사이즈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하여튼 태블릿을 통해 애플은, 아이팟-아이폰-태블릿-맥북-아이맥-맥프로 로 연결되는 모바일부터 컴퓨터전반에 걸치는 제품군을 소유하게 되는것이죠.
e-Book 의 경우는 컨텐츠 전달이 중요한데, 애플은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은 AppStore 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어플 판매가 이미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고, 아이폰용 이북 갯수가 게임의 숫자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즉.. 작은화면에서도 이미 익숙해져 버린 사용자들에게 좀 더 넓은 화면의 이북기기,
대학생들에겐 터치방식으로 메모 및 필기가 가능한 기기가 바로 애플 태블릿(Apple Tablet)입니다.
애플 태블릿, 단순히 이북리더일까 ?
그냥 이북리더라고 부르기엔, 크기가 좀 애매합니다. 그리고, 루머에 의하면 애플 태블릿은 Mac OSX 가 아닌 아이폰 OS 를 기반으로 한다고 합니다. 즉,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앱 및 이북들을 내려받아 실행할수 있는 기기가 된다는 것이죠.
애플의 현재 딜레마는 320×480 에 묶여버린 기기의 해상도 입니다. 10만개가 넘어가는 앱들이 이 해상도에 맞춰져 있는데, 새 버전의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호환성을 포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요즘 나오는 안드로이드 폰들은 800×480 같은 고해상도를 지원하기때문에 애플도 아마 언젠가는 고해상도의 폰을 내놓아야 하겠지만.. 너무 커져버린 시장때메 다시 발목을 잡히는 것이죠.
근데 애플태블릿이 나오면 얘기가 또 달라집니다. 전혀 다른 해상도와 목적을 가진 기기가 나오게 되면서, 개발자들에게 아마도 아이폰 과 타블렛 양쪽에서 돌아가는 앱을 만드는 방법을 쉽게 제공할듯 합니다. 그러면서 차츰 개발자들도 서로 다른 해상도의 동시지원이 어렵지 않게 되겠죠. 아마도 내년엔 아이폰도 고해상으로 가고 태블릿도 고해상으로 가면서 개발자분들이 바빠질꺼 라고 예상해 봅니다.
근데 제가 보는건 단순히 이북리더말고도 효용성이 있을것 같습니다.
i-dreaming 님의 글 “차세대 게임 콘솔 아이폰을 소개합니다.” 에서 그림을 한장 인용해 봅니다.
네, 아이폰/아이팟은 거대한 게임 플랫폼입니다. 2만개의 게임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무료들도 많고 1-2달러에도 즐겁게 즐길수 있는 게임들이 많습니다. 많은 개인/회사들이 아이폰용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요. 이제 그들에게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됩니다. 좀더 큰 화면용 게임을 만들어 볼수 있게 되는것이죠. 즉, 애플 태블릿은 또 하나의 거대한 게임디바이스가 될수도 있습니다. 아이폰이 터치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작은 게임들을 소개했듯이, 큰 화면을 이용한 터치 기반의 앱과 게임은 어떤게 나올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자, 이제 아이폰 앱/게임 개발자들이 좀 더 큰 화면용 앱과 게임을 쉽게 만들수 있게 되었다고 가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가 보죠.
애플과 TV 시장은 무슨 상관 ?
글 제목에서 TV시장 공략의 첫걸음 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애플이 진짜 TV 시장에 뛰어들거라는 예상들이 많습니다. 현재 나와있는 Apple TV 제품은 그냥 TV에 부착되어 사용되는 미디어 리시버 같은 형태이고, Apple Television 은 정말로 큰 화면을 가진 LCD TV 가 되겠죠.
애플은 이미 30인치짜리 Cinema HD Display 와 27인치 짜리 iMac 에서 멋진 디자인의 디스플레이를 보여준바 있습니다. 진짜 TV를 못만들 이유가 없죠.
왼쪽부터 24인치 LED Cinema , 30인치 TFT Cinema , 27인치 LED iMac
분명히 애플의 디스플레이들은 거실에 걸릴 장식품으로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자, 그럼 애플은 TV 를 어떻게 만들까요 ? 지금의 Apple TV 가 하는것처럼 iTunes 를 통해 영상컨텐츠만 팔까요? 아니죠. 이미 아이폰을 통해서 검증된 10만개의 어플과 태블릿을 통해서 만들어진 고해상도 어플들이 쏟아져 나올테니 이를 이용하여 애플TV 는 거대한 게임기이면서 지능형 텔레비전이 됩니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TV에서 실행되면서 TV 를 보는 방법이 바뀔거 같습니다. 어떤 앱들이 가능할지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만, TV보면서 간단하게 트윗남기는거 부터 시작해서 드라마상에서 보이는 내용에 대한 다양한 정보조회도 될테구요. 진정한 인터랙티브한 TV가 가능해지면서 현재의 TV 수준이 엄청나게 바뀔수 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닌텐도 Wii / XBOX360 / PS3 게임기를 따로 사는 사람이 있겠지만, 하드코어 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은 그냥 이쁘장한 애플TV를 샀는데 게임기능은 따라오는거죠. 투박한 수준의 게임이 아니라 다양하게 검증된 게임들이요. 그리고, 집에 애플TV가 들어오는 순간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아이팟터치/아이폰/타블렛은 훌륭한 리모콘 대용의 원격 입력장치가 됩니다. 키보드 대용으로도 쓸수 있고, Wii의 위모콘이 하는 역할들도 어느정도 커버를 할수 있겠죠. 기타히어로 게임을 애플 TV로 즐기면서 입력은 아이폰으로 하는 모습이 상상이 가시나요 ?
집에 피씨와 아이튠스를 통해 동영상 및 음악 공유도 되고, iTunes U 를 통해 스탠포드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수도 있게 됩니다. 물론, iTunes Store 가 제대로 열리지 않은 우리나라에서야 먼 얘기일테지만요…
애플의 파괴력
혼자 신나서 이리저리 예상해가며 적었습니다만, 애플의 파괴력은 무섭습니다. iPod 이 어느새 mp3 Player 라는 단어 대신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예외이고 북미 및 세계시장 얘기입니다. 미국시장에선 73.8% 의 점유율 이라고 합니다. 거기다 새로운 아이팟 구입자의 50%는 지금까지 한번도 MP3 플레이어를 사본적이 없는 새 유저라고하는군요. 심지어 휴대용기기의 선구자 Sony 가 버티고 있는 일본시장에서도 40%를 아이팟이 점유했습니다.)
핸드폰 시장의 1%만 차지해 보겠다던 아이폰은 2009년 3분기에 이미 세계 셀폰 시장 점유율 2.5%가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점유율 30%로 이미 최강자인 RIM 의 블랙베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Image from electronista – iPhone in “striking distance” of overtaking BlackBerry
다시 산다면 애플을 사겠다는 사람은 블랙베리를 넘어섰군요. 미국내에선 올해까진 AT&T 독점으로 계약이 되어있기 때문에, 독점계약이 해제되면 미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에서도 출시될것이 분명하기에, 더욱 더 시장을 위협할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애플 태블릿이 나오면 기존의 이북 강자인 Kindle 과 반스앤노블의 Nook 와는 치열한 경쟁이 될것입니다. 거대한 컨텐츠를 가진 아마존 / 반스앤노블 과 이미 사용자들과 앱스토어를 통해 성공 모델을 만들어본 애플과의 싸움에서 누가 우세할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태블릿으로 활성화된 앱/게임 시장이 TV 로 옮겨가면, 그때는 정말 경쟁자가 없습니다. 삼성 / LG / 소니 는 정말 긴장해야 합니다. TV는 지금까지 화질에만 신경썼지 사용자 편의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이 논의된게 없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관련된 컨텐츠를 준비하고 플랫폼 오픈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설마 나오겠어 하다가는 늦게됩니다. 당장 발등에 불떨어진 아이폰/안드로이드의 공세에만 신경쓰다가는 다른 분야까지 위협당하게 됩니다.
최근에 @estima7 님이 트윗하신 글에서, 애플이 월 30$씩 받고 iTunes 를 통해 각종 영상 컨텐츠를 받아보는걸로 방송사에게 얘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쪽 케이블TV 비즈니스 시장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애플이 월단위 수입을 받는 컨텐츠 유통서비스로 발돋움하고, 거기다 해당 기능이 내장된 TV 를 만들면..
제 입장에서는 내년이 정말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질테니까요. 다만 국내에서는 이런 선택을 다 누려보지 못할거 같아서 아쉽습니다. IT 강국은 어디가고 IT Infra 강국이 되어버렸는지.. 모바일에서 늦어지는게 모든 분야에서 늦어질거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듭니다.
이 글은 제 트위터에 적었던 아래의 짤막한 트윗 두개를 좀 더 길게 써 본것입니다.
제 트위터ID는 @xguru 입니다. Follow 하시면 조금 더 빨리 정보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 애플타블렛의 무서움은 아이폰 게임개발자들이 좀더 큰 화면용 게임을 쉽게 만들게 되고,곧 나오게될 애플TV (현재꺼말고 진짜TV)는 게임기없이 그냥 게임이 실행될것. 모바일/타블렛/TV로 이어지는 애플의 디지털 시장석권! 10:07 PM Nov 2nd
- 시네마 디스플레이 와 아이맥 만들듯이 쿨하게 만든 애플 TV 디바이스에 사용자앱도 실행하고 게임도 자유자재로 실행한다면.. TV와 게임기를 따로사는것과 뭐가 더 우세할까요? 10:14 PM Nov 2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