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회사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
제가 작년부터 회사에서 제 본 업무 외에 맡고 있는 역할입니다. 물론 회사내에서 명칭은 따로 있지만, 그건 너무 딱딱해서 안불리고 싶습니다. ^^; 좋은 회사 만들기 라고도 부를수는 있겠는데, “좋은” 이라고 하면 회사 자체가 좋은 것 일수도 있으니까, 뭔가 즐겁게 일을 할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 회사도 좋은 회사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업무 자체가 즐거우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건 사람에 따라 만족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적이니 업무외의 방법으로 즐거운 회사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이 시리즈의 글들은 종종 제 블로그에 구글같은 회사들의 관련 사례를 적으면서도, 왜 우리는 뭔가 재미있고 새로운걸 하지 못할까 한탄만 하다가, 조그맣게 라도 하나씩 추진해 보자 해서 생각했던 일들입니다.
모든 사람이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 하다보면 우리도 남들이 보기에 부러워 할수 있는 좋은 문화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요?
첫번째로는 저희 부서 2008년 송년 워크샵에서 실시했던 “하얀코끼리 선물 교환 게임” 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건 아주 새로운것은 아니고, 외국인들은 잘 알고 있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저랑 같이 일하는 외국인 동료가 저에게 제안하길래 제가 주도해서 시행해봤는데, 호응이 아주 괜찮았습니다. 인도/러시아/미국 등 외국인력들도 약 6명 있었는데 무난하게 같이 즐길수 있더군요.
햐얀 코끼리 선물 교환 : White Elephant Gift Exchange
Wikipedia 에도 올라와있는 게임으로, 미국과 캐나다에서 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하는 게임이라고 합니다.
“하얀 코끼리 ( White Elephant )” 는 사실 우리말로 애물단지 와 비슷한 뜻인데요.
그것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보다도 값어치가 안나가는 물건 을 의미합니다.유례를 살펴보니 태국/캄보디아 같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하얀 코끼리는 신성시 되는 동물이라 이를 가지고 있으면 왕국이 평화롭고 풍요롭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얀코끼리는 그 의미 말고는 아무런 쓸데가 없죠. 신성한 동물인데 뭔가 일을 시킬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프거나 하면 혹시 저주라도 내리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 계속 보살피고 잘 먹여야 하고, 어디다 팔지도 못하고.. 한 마디로 가지고 있자니 돈이 들고, 남주기도 뭣한 그런 물건이죠.
그래서 이 하얀 코끼리 선물 교환 게임 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중에서 자신한테는 쓸모없어 보이지만, 남한테는 혹시 쓸모있을지도 모를.. 그럴 물건을 교환하는 게임이라고 보면 됩니다. 꼭 쓸모없다기 보다는, 우리가 예전에 해봤던 마니또 선물과 같이 작은 선물을 교환하는것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한다면, 받는 사람이나 주는 사람이나 준비하는 동안 즐거울수 있겠죠.
좀 더 재미나게 즐기기 위해서인지 조금은 복잡해 보이는 룰이 있습니다. 최대한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
- 모든 참가자는 한 개의 선물을 준비합니다.
- 선물은 사는 것도 가능하지만, 비싸지 않은.. 집에서 가져온 물품 이나 뭔가 재미난 것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 자신이 안 읽는 책도 좋겠고 , 뭔가 특이한 기념품들도 좋구요. 너무 사소한 거다 싶으면 여러 개를 모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모든 선물은 포장되어야 하며, 누가 제출한 것 인지는 모르게 이름은 적지 않습니다.
- 지정한 일자까지 회사에 가져오게 합니다. 연말이라면 크리스마스 트리를 회사에 만들고 그 밑에 쌓아두도록 하면 크리스마스 기분 2배!
- 오픈하는 날, 선물이 모두 모이면 모든 참가자가 모여서 번호표를 뽑아 랜덤으로 순서를 결정합니다.
- 가장 먼저 #1번을 뽑은 사람이 선물더미에서 한 개의 선물을 선택하고 열어서 모든 이에게 보여줍니다.
- 그 다음 번호 사람부터는 2가지의 옵션이 있습니다.
- 먼저 뽑은 사람의 선물들 중에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을 가져옵니다. ( 이리 내놔!! )
- 그냥 선물더미에서 새 선물을 꺼내옵니다. ( 보물 찾는 느낌으로.. )
- 4-1의 경우에서 선물을 빼앗긴 사람은 다시 4번으로 돌아가서 4-1 번 또는 4-2 번의 옵션을 고를 수 있습니다.
- 이 경우 자기가 빼앗긴 것을 바로 다시 빼앗아 오진 못합니다. 마치 바둑의 그 것 처럼요.
- 4-2 를 선택한다면 원래의 번호순서대로 그 다음 번호사람이 4번을 진행합니다.
- 선물을 남에게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이 끝나기 전까지는 각 선물은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선물이 음식일 경우 게임이 끝나기 전에 먹어버리면 큰 일 난다는 거죠!)
- 같은 선물이 계속 빼앗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선물의 빼앗기는 횟수는 4번으로 제한합니다. (저희는 사람이 많아서 4번으로 정했습니다. 보통은 3번정도로 합니다) – 한번 빼앗을 때마다 포스트 잇으로 숫자를 표시하고 4번째가 되면.. Safe! 라고 적고 자신이 가지게 됩니다.
- #1번의 경우 모든 선물 선택이 끝나고 자신이 원하는 것(Safe 아닌 것 중에서)을 하나를 가져올 수 있는 특권이 있습니다!
4번이라는 횟수 제한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선물이 나왔다면, 그걸 어찌 하면 차지할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도 즐겁구요.
저희는 약 40명이 같이 했는데, 저는 제가 고른 선물이 계속 탐낼만한게 나온지라 계속 뺏기기만 해서 포장만 한 10개 제가 벗긴거 같네요.
사람이 40명 정도면 뒤쪽 사람들은 약간 지겨울수 있으니, 한 20-30명정도가 딱 즐기기 좋은듯 합니다.
책 같은 경우 포장을 너무 티나게 하면 재미 없으니, 라면 박스같은데다가 넣고 신문지로 채우고 구석에 책을 넣는등의 위장을 해야 더욱 재미있습니다.
아쉽게도 그날 제가 사회를 보면서 진행을 했는데, 사진이 한장도 남은게 없네요 🙂
“즐거운 회사 만들기” 시리즈는 계속 적어보려고 합니다. 아직은 아이템이 별로 없긴한데..
혹시 제 블로그 보시는 분들중 회사에서 하고 계신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공유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