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처럼 부드러운 푸딩 – 아사쿠사 실크푸딩 ( 浅草シルクプリン )

우리나라에서는 디저트 문화가 그리 발달하지 않아서 식당에 가도 따로 디저트 메뉴가 없고, 그나마 요즘에나 들어온 패밀리 레스토랑들에나 조금 찾아볼수 있는데요. 있어도 작은케익이나 커피/아이스크림 정도입니다. 이 디저트문화는 아무래도 우리나라 식문화가 그네들과 다른게 이유일 수 있겠습니다. 우리 선조들께서는 수정과, 식혜, 유과, 약과 같은 것들을 드셨겠지만 요즘은 제대로 만들어진 전통 약과,유과는 너무 비싸서 먹기도 힘들죠.

모리나가 푸딩

하여튼, 일본사람들이 즐겨 먹는 디저트 메뉴중에 푸딩 ( Pudding ) 이 있는데요. 마트에만 가도 다양한 푸딩들이 전시된것을 볼수 있습니다. 전 푸딩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서 몇번 맛본정도 였구요. 즐겨먹는다길래 편의점에서 위와 같이 생긴 모리나가 푸딩을 하나 사다 먹어봤는데.. 뭐 그냥 그렇더군요.

그래서 괜히 난리인가 보다 싶어서, 다신 푸딩은 거들떠 보지도 않으려고 했는데.. 저의 푸딩에 대한 인식을 바꿔준 곳을 소개합니다.

아사쿠사 실크푸딩 – 浅草シルクプリン

나고야식 장어덮밥인 히츠마부시전문점, 우나테츠는 긴자선 아사쿠사역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요. 이 아사쿠사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사쿠사 실크푸딩 ( 浅草シルクプリン ) 입니다.

아사쿠사 실크푸딩 전경

아사쿠사역에서 카미나리몬(雷門)을 지나서 가다보면 바로 옆에 골목에 있습니다. 매장은 그리 크지않구요. 이 곳의 실크푸딩Testa Rossa Cafe에서 만드는 것인데 근처에 카페도 있습니다. Testa Rossa Cafe 홈페이지 – http://www.testarossacafe.net/에 가면 좀 더 상세한 정보를 보실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어 사이트입니다. ㅡ.ㅡ;;

실크 푸딩

요렇게 하나씩 포장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개당 330엔. 환율생각하면 기겁하겠습니다만, 예전 환율대로라면 그정도 값어치는 합니다.

딸기 푸딩 내부

일단 첫술 떠서 먹으면, 기존에 먹었던 모든 푸딩의 맛은 가짜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안그래도 그날 아침에 맨 위에 있는 모리나가 푸딩을 먹고 간터라 더욱 더 비교가 되더군요. 엄청나게 부드럽습니다. 실크라는 이름이 딱 어울리더군요.

실크 푸딩딸기 푸딩
녹차 푸딩커피 푸딩

꽤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실크,검정참깨,카라멜아몬드,녹차,딸기,커피,치즈,초콜릿,고구마의 총 9가지가 있습니다.
저희가 먹은건 시계방향으로 실크푸딩, 딸기푸딩, 녹차 푸딩,커피 푸딩 입니다.
물론 하루에 다 먹은건 아니구요. 우나테츠 글에도 썼듯이 장어덮밥을 먹으러 간 이틀간 2개씩 먹었답니다. 그냥 지나치기 힘들더군요 ㅡ.ㅡ;

4가지 먹어본것 중에는 딸기 푸딩이 최고였습니다. 저는 딸기>실크>녹차>커피 순서로 맛있더군요.

상온에서 오래 둘수 없어서 국내에는 사가지고 올수가 없어서 아쉬웠는데, 먹고난 빈병은 가져가도 되는터라 4개 다 가지고 왔습니다. 병이 작고 이뻐서 쓸데가 많을듯 합니다. 아사쿠사 관광을 가시거나 장어덮밥을 드시러 아사쿠사에 가신다면 꼭 한번쯤은 맛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은곳 아사쿠사 실크푸딩 입니다.

초콜릿음료의 유혹 – GODIVA Chocolixir

국내에는 면세점 매장을 제외하고는 별로 보지못한 GODIVA ( 고디바? 고다이바 ? )는 미국이나 일본에는 대형 쇼핑몰에 매장 하나씩은 다 있더군요. 제가 워낙에 초콜렛을 좋아하는지라.. 와이프가 이번에 가면 꼭 한번 먹어보라고 권했던것이 바로 GODIVA 의 초콜릿음료수 Chocolixir ( 쵸콜릭서 ) 입니다.

GODIVA Chocolixir

GODIVA 는 1926년에 벨기에에서 설립된 회사로, 미국내에만 약 270개,일본전역에 232개의 상점이 있습니다. 도쿄근교에 36개 정도의 매장이 있네요. GODIVA사는 우여곡절끝에 Campbell 사를 거쳐서 지금은 터키회사인 Yildiz Holding A.S.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 GODIVA가 팔릴때 8억 5천만달러에 팔렸다는군요.

Chocolixir 란 말은 Chocolate + Elixir 의 합친말입니다. 왠지 Elixir 라고 하면 RPG 게임에나 나올법한 영약같은 느낌이 들죠. ^^ Chocolixir라는 단어를 보니, 단어들 합치면서 잘라내기 좋아하는 일본사람들 풍이네.. (가라오케, 가츠동.. ) 하고 생각이 들었는데, 미국매장에도 다 파나 봅니다. GODIVA 웹사이트를 가보니, 거의 모든 미국 매장들이 다 팔고 있다고 나오네요.

Godiva Cholixir

Chocolixir는 다양한 맛으로 판매가 되고있습니다.

Godiva 매장

요코하마 퀸즈스퀘어에 있던 GODIVA 매장입니다. 꽤나 이쁘게 꾸며져 있더군요.

Chocolixr 광고

매장앞에 걸려있더군요. 역시나 가격은 좀 셉니다. 630엔. 요즘 환율까지 생각하면 후덜덜 하네요

Godiva Cholixir

제가 선택한 맛은 “Dark Chocolate Decadence” 입니다. 생긴거랑 다르게 그리 달지 않습니다. 다크초콜렛으로 만들어서 그런듯하네요. 씹히는 다크 초콜렛맛도 좋고해서 먹는데 부담이 전혀 없더군요. 정말 누구의 말처럼 가격만 싸면 입에 달고 다니고 싶을정도로 맛은 있네요. 하지만 가격때문에 딱 한번 맛본거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신주쿠 돈까스집 – 카레&카츠 치킨테이( カレ―&カツ チキン亭 )

제가 2003년에 일본여행을 갔을때 주로 신주쿠 근처에서 놀았던지라, 이번에는 신주쿠는 가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돌아다니다 보니 또 신주쿠에 가게되더군요. 신주쿠가 도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오고 간다는게 괜한말이 아닌듯 합니다.

돌아다니다 배가 고파져서 신주쿠에 유명하다는 라면집을 찾아갔는데, 들어가는 입구에서 나오는 한국여자분 2분이 황당하다고 서로 대화하시면서 나오더군요. 영 맛이 없었나 봅니다. 기막히게 맛이 없다면서 이런것도 사진을 남겨둬야 한다고 문앞에서 사진을 찍고 계시는데, 그걸 보고는 저희도 마땅히 그집 주 종목인 돈코츠 라멘은 땡기지가 않아서 바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어디를 갈까 하다가 찾은게 오늘 소개할 카레&카츠 치킨테이( カレ― & カツ チキン亭 ) 이라는 집입니다.

카레&카츠 치킨테이( カレ― & カツ チキン亭 )

카레&카츠 치킨테이 가게 앞 모습

사실 어디 잡지에 소개된 집도 아니고 해서, 긴가민가 했는데 안에 보니 사람이 꽤 많더군요. 퇴근하고서 혼자 드시고 있는 직장인도 꽤 되구요. 정작 일본와서 돈까스는 먹어보지 못한지라, 한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자판기

여기도 문앞에 자판기가 있어서 이걸로 선택을 하는 방식이네요. 메뉴가 꽤 다양한지라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시킨 메뉴

저희가 선택한 메뉴는 돈까스 카레 ( とんかつカレ― )돈까스 덮밥 (돈까스 돈부리どんぶり,とんかつ丼) 요렇게 두개입니다.

돈까스 카레 ( とんかつカレ― )

먼저 나온 것은 돈까스 카레입니다. 역시 직장인들이 많이 드시고 계시던데, 이유가 있더군요. 일본식 카레가 매콤하게 돈까스와 잘어울리고 맛있습니다.

돈까스 카레 ( とんかつカレ― ) 속살

길거리 돈까스 가게의 돈까스라고 무시하면 안되는게, 꽤 튼실한 살이 보이더군요. 씹는맛도 일품이고 튀김정도도 알맞습니다.

돈까스 덮밥 (돈까스 돈부리どんぶり,とんかつ丼)

자, 이번엔 돈까스 덮밥입니다. 날계란을 하나 바로 올려주는듯 하네요. 위에 뿌린 양념과 계란, 밑에 깔린 양파까지 해서 정말 맛있습니다. 제대로된 가츠동을 맛본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돈까스 덮밥 (돈까스 돈부리どんぶり,とんかつ丼) 속살

가츠동에 올린 고기도 역시 튼실합니다. 밑에 밥에 양념들 배인거 보이시죠 ? 양념맛하고 아주 잘어울리더군요.

카레&카츠 치킨테이 지도

역시나 구글맵스에서 위치를 찍어보았습니다.

유명한 돈까스집이랑은 비교하면 안되겠지만, 간단히 먹을수 있는 길거리 밥집으로서는 꽤 훌륭한 맛을 보여준 돈까스집 카레&카츠 치킨테이( カレ―&カツ チキン亭 )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정작 이름에 큰글자로 들어간 치킨관련 음식은 못먹어 봤네요. 다시 신주쿠 근처에 가게된다면 한번 들러야 겠다 정도로 저희한테는 좋았던 집이네요.
입맛이란건 주관적인지라.. 남의 말만 듣고서 판단을 내리긴 힘드니, 제 평가를 너무 믿지는 말아주세요 ^_^;

메구로역 근처의 조그만 라멘집 – 오타츠 ( 大龍 )

이번 일본여행에서 묵었던 숙소는 JR선 메구로역 근처의 호텔 프린세스 가든 이라는 조그만 호텔입니다. 조용한 곳에 위치해 있고, JR 메구로역과 가까워서 이동이 편하다는 장점도 있고, 역에서 호텔로 가는 짧은 길에 꽤 큼직한 슈퍼마켓이 있어서 장보기도 쉽구요. 그리고 역 근처에 간단히 식사를 할수 있는 요시노야, 마츠야, 모스버거, 웬디스등 잘 알려진 패스트푸드 점들이 다 있더군요. 요즘 한국분들이 종종 이용한다고 해서 결정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호텔 프린세스 가든에서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로 가려면 약 10분정도 걸어가면 되는데요. 가는 길에 있는 조그만 라면집 오타츠 ( 大龍 ) 가 오늘 소개 대상입니다.

오타츠 ( 大龍 )

이번 여행에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집들도 길가다 한번씩 들러 보고자 했는데, 첫날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를 걸어가는데 이집 간판이 눈에 딱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저녁에 들러봤습니다.

오타츠 간판

가게이름도 안보이고 그냥 라멘 ( ラ―メン ) 이라고 적혀 있는 간판이 맘에 들었답니다. 🙂

오타츠 내부

안에 모습은 이렇습니다. 저희 앉은곳 안쪽에 가족손님 한팀만 계시더군요.

쇼유라멘

일본 라멘집에 가면 항상 시키는 쇼유(간장)라멘 입니다. 전 아예 기름기 없는것을 더 좋아하는데 기름이 떠있길래 아 가게선정 실패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국물은 꽤 괜찮더군요. 올려진 차슈도 맛있구요. 그냥 길가다 들어가본 집 치고는 꽤 맛있었습니다.

미소라멘

이집 라멘은 미소가 진짜였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먹어본 미소라멘중에서는 최고였던거 같습니다. 미소맛이 풍부하게 나면서도 그리 짜지 않아서 처음으로 미소라면 국물을 거의 다 먹고 나온듯 하네요.

교자

배가 고파서 더 시켜본 교자입니다. 생긴건 그냥 우리 군만두랑 비슷한데 맛은 약간 다르더군요. 이건 뭐 평범한 수준입니다.

디저트

그리고 다 먹어갈때쯤 주인아저씨가 레이디 에게만 주는 서비스라고 내주신 디저트입니다. 꽤 맛있었는데, 예전에 그 코코팜 인가 하는 쥬스에 들어있던 알맹이 같기도 하고 뭔지를 잘 모르겠네요.  

오타츠 지도

혹시나 해서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역시 도쿄 시내는 StreetView 가 거의 다 제공되더군요. 이 링크로 가셔서 직접 보셔도 되구요.
맨 밑이 메구로 역, 그위에 H 글자가 호텔 프린세스 가든 입니다. 혹시 도쿄 가실분들중에 메구로역 근처에 묵게 되신다면 한번쯤 들러서 드셔봐도 좋을듯.. 잘 알려진 집들만 쫓아서 다니는거 말고 또 색다른 재미가 있는듯 합니다 🙂

값싸고 맛난 규동집 – 마츠야 ( 松屋 )

일본에 갈때마다 꼭 들려보는 곳은 바로 규동(ぎゅう-どん, 소고기덮밥)집입니다. 저희 부부가 둘다 규동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일본 규동집들을 가보면, 직장인들이 간단히 한끼 해결하기 위해 주로 찾는데요. 헌데 신기한게.. 규동집에는 여자가 거의 없더군요 ㅡ.ㅡ; 주로 남자들이 혼자와서 먹습니다. 간혹가다 보이는 남자/여자 커플손님은 다 한국사람들이구요 ^^;

잘 알려진 규동집으로는 요시노야 ( 吉野家 )마츠야 ( 松屋 ) 가 있습니다. 저흰 주로 요시노야를 갔었는데, 요즘 평은 마츠야가 더 낫다고 하더군요. 이번 여행에도 요시노야 와 마츠야를 둘다 가봤는데, 저희에게도 마츠야가 더 입맛에 맞더군요. 그리고 비슷한 가격이지만, 마츠야는 미소가 기본으로 무료로나온다는게 좋더군요. 요시노야는 돈주고 사먹어야하죠.

고기덮밥집 – 마츠야 ( 松屋 )

마츠야는 전국에 약 730개정도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쿄시내에 유명 지하철/철도역 근처에는 하나씩은 다 있다고 봐도 됩니다. 어차피 체인점이므로, 어딜가든 맛은 비슷한듯 하구요. 저흰 숙소가 있는 메구로역 바로 앞에 한 지점이 있어서 그곳을 이용했습니다. 마츠야는 사실 규동집이라고 부르긴 뭐한게, 메뉴가 다양합니다. 규동은 이름에서 이미 소고기덮밥(규ぎゅう 라는게 소고기를 뜻하죠)을 말하는데, 마츠야에는 돼지고기 덮밥같은게 더 많으니 말이죠.

메뉴선택 1

저희가 선택한 메뉴는 비빔동 ( ビビン丼 )카레야채셋트 ( カレ―野菜セット) 보통 사이즈( 並,なみ) 입니다.
정작 일반 규동은 안시키고 딴거만 시켰네요 ^^;

카레

카레는 딱 일본 카레맛 그대로 더군요. 깔끔하고 맛있습니다.

야채

야채셋트를 시켰더니 따라나온 샐러드. 두가지 소스가 있는데 둘다 뿌린겁니다. 하얀색소스와 간장소스

비빔동

비빔동 ( ビビン丼 )은 한국메뉴가 인기를 끌면서 생겼다고 하는데, 한국적인 비빔밥맛은 아닌데 꽤 맛있습니다.

미소

마츠야의 장점인 기본 미소장국 입니다. 꽤 먹을만 합니다.

메뉴선택 2

어쩌다 보니 다음날 아침에도 또 마츠야를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메뉴는 매운 된장 볶음정식( 辛味噌炒め定食 )소세지 에그 정식 (ソーセージエッグ定食) 입니다.

매운 된장 볶음정식

매운 된장 볶음정식( 辛味噌炒め定食 )은 다른사람이 먹는거 보고 맛있게 생겨서 시켜봤는데, 이건 정말 한국사람 입맛에 딱이네요. 매콤한 소스에 가지/양파/돼지고기를 넣고 볶은거라 마치 제육덮밥에 그것과 비슷하기도 합니다만, 좀더 일본적인 맛입니다.

매운 가지/양파/돼지고기 볶음

매운 가지/양파/돼지고기 볶음 클로즈업샷 입니다. 마츠야가 일본에서의 광우병파동때문에 돼지고기 메뉴를 만들어서 단번에 히트를 쳤었죠. 그래서 돼지고기 메뉴가 꽤 있습니다. 역시 돼지고기는 약간 매콤한게 잘 어울립니다.

소세지 에그 정식

이건 아침에만 먹을수 있는 소세지 에그 정식 (ソーセージエッグ定食)입니다. 소세지/계란/김/돼지고기 까지 해서 꽤 다양하게 나오네요. 전체적으로 꽤 잘어울립니다. 돼지고기 말고 나또를 선택할수도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주로 나또를 시켜서 밥에 올려먹더군요.

간편히 먹기 좋고, 메뉴가 다양한데다 맛까지 좋은 규동집 마츠야 ( 松屋 ) 였습니다. 이런 체인은 국내에도 하나쯤 들어오면 좋을듯 한데, 요시노야가 들어왔다 망해서 그런지 얘기가 없는듯 하네요. 좀 아쉽습니다.